저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밥을 먹지 않아요. -_-ㅋ 밥을 먹지 않는게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"지금 이 상황에서 밥이 넘어가냐?" 라고 스스로 그렇게 설득하는 것 같아요. ㅎㅎ
요즘 여러 가지 일로 스트레스가 막 쌓이던 차에 새로운 자기 학대(-_-)의 방법으로 대구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기로 했습니다.
사실 이 자전거 여행은 병역특례 시절에 그 동안 너무 힘이 들었어서 소집해제(ㅋ) 되자마자 대구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겠다! 고 다짐을 했었는데.. 역시나 밀린 프로젝트 때문에 개강 전날에서야 대구로 내려오게 되어서 포기했었죠.
아무튼 요즘 여러 가지 내/외부적으로 쌓인 찌꺼기를 벗겨낼 겸 (으응? 그게 무슨.. 상... 관...;;) 비록 몸은 힘들겠지만 새로운 여행을 다녀오려고 해요.
미리 도로도 체크해 보고 지도도 준비하고 했어야 하는데, 최근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그냥 무작정 떠나는 묻지마 자전거 여행이 되어 버렸네요. ㅋㅋ 밀린 일 정리한답시고 이미 밤도 새어버렸겠다.. 떠나는 척하다가 바로 돌아올 것 같기도 하지만 우선은 떠납니다. Go Go Go~
나는 별로 종교에는 관심이 없지만 우리 집안 전체가 불교이기 때문에 형은 명절 때마다 친지들의 집단 공격을 받기도 했다. "제사도 안지내고... 음복도 안하고... 내가 아는 목사들도 술 먹던데 너는 사이비 교회를 다니고 있는 것이다." 등등 말이다.
형이 조금 늦게 대학교 때부터 믿음을 가졌지만 그 믿음이 워낙 확고하여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서 신문배달, 편의점 아르바이트를
하면서도 무수한 신이 존재하는 일본에 선교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다. 그리고는 멀쩡히 수석으로 입학했던 서울시립대 토목과
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『동경 기독 신학교』를 입학하여, 작년에 졸업했고 2008년 4월 29일 일본인 형수님 유키와 결혼을 했다.
2008년 4월 28일 [결혼식 전날]
새벽부터 준비를 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고속버스터미널의 공항버스를 타러 갔다. 전날 밤새 한숨도 못 잔 탓인지 공항으로 가는 4~5시간 내내 잠을 자버렸다. 사실 원래 전날 푸욱 잤더라도 버스만 타면 잔다. ㅎㅎㅎ (11시간 잔적도 있다!)
일찌감치 3시간 전에 발권도 하고, 회사 업무 관련 메일도 좀 쓰고(PC가 500원에 30분), 간단하게 점심도 먹고, 돈을 찾아서 환전도 했다. 약 40만원치를 바꿨는데 이게 40,000엔이다. (앗! 근데 내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네;;)
활주로의 비행기들을 보시고는 부모님 표정이 안좋으시다 걱정되시나? 하핫 ㅋ (사진은 이렇게 나왔지만 정말 신나 하셨다.)
비행기에 탑승해서 미투데이에 마지막으로 글을 하나 올리려는데 니혼진 승무원이 오셔서 친절히도 폰을 꺼달라고 하셨다;; 잠깐 폰을 껐다가 몰래 켜서 다시 올렸다! +_+ (그래도 비행기가 활주로 돌아다닐 때 올린거에요~)
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하고.. 기내식을 간단하게 먹으면서 멋진 구름들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일본땅이 보이기 시작했다. (아버지는 평소 술을 잘 안드시는데 비행기 안에서는 한번 드시고 싶으셨던지 맥주도 드셨다. ㅎㅎㅎ)
그렇게 도착한 일본!! 도착하자마자 폰을 켜보니 3G폰이라서 아버지 폰은 시계가 먹통이 되어버렸는데 내 폰은 시계는 물론 자동으로 로밍까지 되어 있었다.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. 미투데이가 과연 될까? >_<
시도를 해봤으나 "2212+NATE" 연결은 되지만 다른 번호로 인식을 하여 새로 가입을 해야하는 것 같았다. 잠깐이나마 자동 로밍이 되길래.. 그럼 형 결혼식 장면을 찍어서 올리면 관심 좀 받지 않을까 했던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. 어흑~!
어쨋든 이제 생각해야할 것은 입! 국! 심! 사! 작년에 형 졸업식 참가하려고 갔었을 때 뭐라뭐라 일본말로만 물어보던 그 여직원이 떠오르면서 부모님이 걱정되었다.
그 당시, "머시기머시기 치케또" 를 10번 가량 들었었는데, 뻥한 표정을 지었더니 결국에는 "돌아오는 치케또"라고 말해줘서 겨우 알아듣고 입국할 수 있었던;;
짜식들 그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진작 말을 하지! -_-+
전투에 임하는 마음으로 화장실도 다녀오고... "잘오셨습니다" 라는 말 한마디에 괜히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했지만 입국심사대에 줄을 보는 순간 "돌아오는 치케또"의 기억이 새록새록.
열심히 입국카드를 정말 정성스럽게 입국 사유도 "Son's wedding"이라고 정성껏 쓰고, "저흰 마약도 안들고 왔어요~!" 에 체크하고 그 와중에 제 마음도 몰라주고 아버지는 빨리 내꺼 먼저 써달라고 나가서 짐 찾아야 한다고 보채시고...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 다 나가는데 우리는 뭐하는거냐고 T.T
"어흑.. 그리 쉽게 나가지는게 아니에요~ ㅠ.ㅜ" (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 거잖아;; 쫄았나;; ㅋ)
아무튼 나름 무사히(?) 입국심사를 통과해서 나오니 화장실 다녀오는 형 발견!!! 흑흑흑~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 ㅋㅋ 타국땅에서 가족이 만나는 것은 처음인지라 더욱 반갑고 형이 커보였다. (어! 근데 사진 보니 버릇 없이 한손으로 악수를! 콰악~!!!)
일본말도 아주 그냥 솰라~솰라~ +_+
이젠 형의 결혼식이 치뤄지는 학교로 이동. ㄱㄱㅆ
작년에 했던 것처럼 올해도 셀프 주유 한번 해보고~
그렇게 예식이 치뤄지는 학교 대강당에 도착하니. 결혼식을 위해서 준비하고 계시는 유키 형수님과 장모님 발견!!! 이렇게 "사돈 간의 포옹"도 이뤄지고... :D
이번 형의 결혼식은 예식장을 빌리지 않고, 학교 대강당을 빌려서 주변분들이 조금씩 도와서 식장을 꾸며서 진행하였는데 "정말 뜻깊은 결혼식이구나"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.
나도 성공해서 멋지게 할 거라 다짐 했었지만 형처럼 뜻깊은 결혼식을 하리라! 불끈!
그리고 결혼식에 오시는 분들에 따라 다른 색의 리본을 묶어서 선물로 증정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이게 히키다시모노 (引出物 – 참석한 내빈을 위한 선물)인가?
그리고 우리가 머물 학교 내의 Guest Room
숙소에 짐을 풀고 "스시를 먹을까? 라면을 먹을까?" 고민하다가 작년에 워낙 맛있게 먹었던지라 나의 강력 추천에 의해서 작년에 갔던 라면집을 또 다시 찾아갔다.
맛있는거 시킨다고 막 눌렀는데;;; 알고 보니 시킨게...
소금라면, 간장라면, 된장라면 헐헐헐~
거기다가 어머니가 드신 된장라면은 소스에 조금씩 찍어 먹는건데 다 부어버려서 짜워서 못먹겠다며 포기하시고.. 아무튼 좀 많이 부실한 저녁식사가 되어버렸지만 뭐.. 살빼야죠; -_-a
그리고는 숙소에 도착해서 내일 스케줄에 대해서 들었는데... 오전 10시 50분에 친지들과의 다과회 부터 시작해서 오후 5시까지 빡빡한 일정의 결혼식 스케줄이었다. 이거 무슨 연예인 결혼식도 아니고 -_-;;;
그래도 아버지랑 어머니랑 신기한 듯 듣고 계신다. : )
그렇게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하고... 나는 일본에 왔는데 기억에 남도록 편지를 한통 쓰자며, 피곤했지만 새벽까지 편지를 썼다.
하지만;; 부치지도 않고 한국에 들고 왔다는거~ ㅡㅡ;;
이렇게 일본에서의 첫 번째 밤은 지나갔네요.
※ ps : 아점 먹고 쓸 결혼식 이야기에는 사진이 정말 많은데, 오늘 내로 다 올릴 수 있을지 부터 걱정이지만.. 그래도 간만에 하는 포스팅이 여유롭기도 하고 즐겁네요. :D